코요태 김종민 신지 리즈 시절 영상, 노래 듣기, 빽가 ..
[高耀太 Koyote, 1998.12~현재]데뷔 20년을 훌쩍 넘기고도 여전히 폭넓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최장수 혼성 그룹 ‘코요태’.. 특히나 데뷔 초기 히트곡들이 지금까지도 불린단 점에서 가히 연구 대상이라 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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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말에 등장해 불과 몇 해 만에 혼성 댄스 그룹의 레전드가 된 코요태의 성공 요인이라면, ① 중독성 있는 테크노 비트와 다이내믹한 랩, 단순하고 역동적인 복고풍 안무가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고, ② ‘이별’ 주제의 쉽고 직설적인 노랫말이 가슴에 와닿으며, ③ 3옥타브를 넘나드는 쿨하고 매력적인 보이스의 '81년생 소녀 보컬 ‘신지’가 있었단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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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12월 데뷔 후 큰 인기를 끌면서도 멤버 교체가 유난히 잦았단 점도 특이한데, 1년여 만에 남성 보컬 차승민 탈퇴로 기획사를 바꾸고 백댄서 김종민을 객원 보컬로 발탁해 3집 활동을 이어가다가 느닷없이 김구까지 이탈한 후 지금의 빽가 영입까지 래퍼가 4번이나 바뀌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팀 컬러가 그대로 유지됐다는 건 오리지널 멤버 신지의 비중이 그만큼 컸단 증거겠죠? ★ 미련 (2000. 02월 영상) - 차승민 신지 김구
한창때 신지의 힘 있고 쿨하면서도 애틋한 목소리에선 묘한 반짝임 같은 게 느껴졌는데, 그건 분명 그녀만의 타고난 기프트였습니다. 필자가 좋아하는 ‘아그네사 팰트스코크’(Agnetha Faltskog; ABBA 메인 보컬)의 보이스에서 느껴지던 ‘순수한 화려함’ 비슷한 그런 것 말이죠. 그런 목소리는 그 자체로 가슴에 와닿기 때문에 굳이 기교나 분식이 필요치 않습니다. 필자는 그런 목소리를 가진 신지가 솔로로서도 성공하리라 믿었기에, 밝고 거침없는 성격의 그녀가 나중에 솔로 무대 울렁증에 시달릴 거라곤 상상도 못했죠. ★ 순정+실연+Passion (2000. 12월 영상)- 김종민 신지 김구
데뷔 직전 이탈한 멤버 대타로 뽑혀 얼결에 데뷔한 어린 여고생이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기까진 꽤 긴 시간이 필요했지만, 어차피 ‘소리 마니아’인 필자의 포커싱은 ‘잘하는 노래’가 아닌 개성&느낌 있는 ‘소리’ 그 자체입니다. 개인적으론, 신지 목소리 특유의 매력이 십분 발휘된 ‘미련’(2집)을 그녀의 라이프 베스트로 꼽습니다. 3집의 ‘패션·파란’도 매력적이긴 하지만, 무리한 고음부가 듣기 부담스럽긴 순정, 실연과 별 차이 없었으니까. ★ 파란 (2001. 03월 영상)- 김종민 신지 김구
신지의 오랜 팬이라면, 데뷔곡 순정(1집), 실연(2집) 같은 비정상 음역대의 곡을 초짜 여고생에게 들이밀고 혹사시킨 기획사(&작곡가)가 분명 원망스러울 겁니다. 듣기도 안쓰러웠거니와 무엇보다 목이 배겨날 수 없었죠. (그런 초고음을 시키는 대로 생목으로 불러재낀 신지도 비정상 독종임엔 분명하지만..)결국, 신지 본연의 목소리가 담긴 마지막 앨범인 3집 활동에 여념이 없던 2001년에 찾아온 첫 번째 성대결절.. 누구보다 신지 자신이 당혹스러웠겠지만, 꿈을 이뤄가던 21살 그녀가 거기서 발걸음을 늦출 순 없었을 테죠. 다시 4집 必立을 시작으로 7집까지 이어진 숨 가쁜 강행군 와중에 재발한 성대결절은, 자신을 챙길 여유 따윈 없던 신지의 목에 상흔으로 남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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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 첫 번째 성대결절은, 늘 가학적 초고음에 시달리던 신지에게 전화위복 같은 측면도 있었습니다. 신지의 목 상태에 맞춰 새롭게 기획된 신곡들로써 진짜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잡게 됐으니까요. 거기에, 음색과 발성에 변화가 생긴 보이스에선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신지 특유의 쿨하고도 짜릿한 고음이 옅어진 대신 살짝 다운된 톤과 차분해진 발성이 원숙함을 돋보이게 하는 쪽으로 작용했죠. 데뷔 4년 차 신지의 그런 매력을 제대로 살린 4집 타이틀곡 ‘비몽’(주영훈 작곡)의 빅 히트로 코요태는 폭넓은 계층의 사랑을 받게 됐으니, 2001년의 성대결절이 ‘개성 강한 신인’을 ‘완성형 대중가수’로 변모시킨 계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 비몽 (2002. 03월 영상) - 김종민 신지 김영완
★ Over (2002. 07월 영상) - 김종민, 신지(보컬+랩)
이때 발표된 4집(悲夢)과 5집(非常)은 신지 팬들에게도 의미 있고 각별한 앨범이었죠. 여전히 매력적인 목소리의 신지가 고음에 휘둘림 없이 자기 색깔과 스타일로 부른 노래들이었으니까요. ★ 비상 (2003. 06월 영상) - 김종민 신지 정명훈
★ 체념 (2003. 09월 영상) - 김종민 신지 정명훈
3집 활동 중 김구의 느닷없는 이탈로 맞게 된 두 번째 위기를 김영완(4집)-정명훈(5집)의 릴레이로 무사히 넘긴 후 빽가를 정규 래퍼로 영입해 전열을 정비, 여세를 몰아 국민 댄스 그룹으로 우뚝 선 코요태.. 그 중심엔, 여전히 코요태의 대표곡 순정, 실연, 열정, 파란의 고음에서 헤어날 수 없던 신지가 있었죠. ★‘03 MBC 10대 가수상,★‘04 서울가요 본상,★‘05 KBS 가요대상 올해의 가수상
★ 이제는 + 디스코 왕 (2004. 04월 영상) - 김종민 신지 빽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쉼 없이 달려 널리 인정받는 스타로 거듭난 신지.. 하지만 잃은 게 있었습니다. 2004년 말 7집 ‘이탈’을 노래하는 그녀 목소리엔 더 이상 ‘미련’ 속 그 신지가 없었죠. 정작 신지 자신은 개의치 않는 듯 보였지만, 상흔과 피로가 역력한 그 허스키 보이스를 듣고 탄식했던 게 필자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 이탈 (2005. 01월 영상) - 김종민 신지 빽가
하지만 코요태는 역시 코요태였죠. 젊음과 열정과 강인함으로 고난에 굴하지 않고 목표를 이뤘으니까요. 2005년 여름을 마감하는 8집 ‘원, 투, 쓰리, 포’ 무대에선 변함없이 활기와 희망이 넘치고 있었습니다. ★ 원 투 쓰리 포 (2005. 09월 영상) - 김종민 신지 빽가
그리고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김종민과 신지의 꾸밈없는 순수함에 매료되기 시작했습니다. 늘 투닥이면서도 우애 좋은 남매, 엉뚱 발랄 미우새 같은 친근한 모습들이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거죠. 그 또한 신나는 음악 못지않은 코요태의 롱런 비결 아니었을까요? ♣ 만 원의 행복- 신지 vs 종민 (2004. 04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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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음악 얘기로 돌아와서.. 물론 코요태가 테크노팝이나 하우스 뮤직만 고집했던 건 아닙니다. 신지의 카카오 매스 같은 감성이 묻어나는 코요태 式 발라드도 꾸준히 발표되고 관심을 모았죠. 단, 예쁘고 매끄러운 발라드에 익숙한 대중에게 화장 지운 민낯을 거침없이 들이대는듯한 표현법이 생경한 건 어쩔 수 없었고.. ★ Y (2002. 03월 발매 4집 수록곡)
★ 애원 (2003. 5월 발매 5집 수록곡)
★ 그날 이후 (2004. 03월 발매 6집 수록곡)
★ 비는.. 하늘의 눈물 (2005. 08월 발매 8집 수록곡) - 김종민 신지 빽가
이런 시도들이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건 [코요태 = 댄스 뮤직]이란 공식이 절대적이란 뜻이기도 한데, 사실 그건 신지의 보컬 특성(힘 > 디테일)과도 부합합니다. 물론, 김종민의 공익 근무와 빽가의 병치레가 겹치며 생긴 솔로 찬스를 느닷없는 ‘무대 공포증’이 가로막지만 않았어도 더 멋진 발라드가 탄생했을지 모르죠. 신지는 아직 20대였고 가능성은 열려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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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동안 웅크렸던 코요태는, 2010년 6월 미니앨범 ‘코요태 어글리’와 함께 되돌아왔죠. 그리고 타이틀곡 ‘리턴’을 통해 팬들이 오랫동안 잊고 있던 한 가지 사실을 일깨워줬습니다. 강렬한 테크노 비트와 느낌 있는 뉴트로 댄스에 힘 있고 쿨한 보컬이 어우러진 ‘감성 마이너 코드 하우스 뮤직’.. 그거야말로 코요태의 진짜 색깔이고 최고의 매력임을 말이죠. 만약 거기에 파워풀한 랩까지 더해졌다면 2001년 그 시절 느낌이 더욱 강했을듯합니다. ★ 리턴 (2010. 06월 MV) - 김종민 신지
그 앨범 제목을 파이퍼 페라보 & 애덤 가르시아 주연 청춘영화 코요테 어글리(Coyote Ugly; 2000년)에서 따왔던 것도, 역경을 이기고 꿈을 이뤄내는 영화 주인공처럼 데뷔 초기의 코요태로 돌아가 재도약하겠단 의지의 표현 아니었을까요? ▷ 영화 ‘코요테 어글리’가 궁금하다면 아래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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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무십일홍.. 작열하던 태양이 서산 너머로 지는 건 거스를 수 없는 우주의 법칙입니다. 그렇지만 코요태는 다음날 다시 뜨는 아침 해처럼 늘 되돌아오곤 했죠. 아마도 그들 만큼 ‘컴백 무대’에 많이 선 그룹은 다시없을지 모릅니다. 밤이 깊을 땐 병마와 싸우기도 하고 방황과 좌절에 신음도 했지만, 서로를 보듬으며 결코 코요태를 등진 적 없었던 멤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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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9년 2월, 데뷔 20주년을 맞아 심기일전해 선보인 기념 음반 REborn. 리메이크된 ‘애원’을 제일 먼저 듣게 됐었는데, 2003년 5집을 떠올리면서 멤버 각각의 변화를 느껴보는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신곡인 ‘팩트’와 ‘스릴러’도 원숙해진 코요태만의 느낌을 잘 살린 곡들입니다. ‘불혹’에 다가선 신지 목소리에선 어느덧 트로트 감성이 묻어나네요. ★ 스릴러(Thriller)
★ 팩트(Fact) (2019. 02월 영상) - 김종민 신지 빽가
♠◆♣♥⊙ 코요태 정규 앨범들 (발매일, 대표곡) 1집 高耀太 '990113 순정, 만남 2집 실연 '991107 실연, 미련3집 Passion '001101 패션, 파란4집 必立 '020315 비몽, Over5집 非常 '030522 비상, 체념6집 Koyote 6 '040326 디스코 왕, 불꽃7집 Rainbow '041126 빙고, 이탈8집 必UP되다 '050831 원 투 쓰리 포9집 London Koyote '060918 I love Rock&Roll :20주년 기념 앨범 REborn '190208 팩트,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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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든 아니든 좋든 싫든 시간은 모든 걸 바꿉니다. 꽃이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것도 금방 시들어 사라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기, 시간도 바꾸지 못하는 게 있군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들은 여전히 코요태란 사실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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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그들의 코요태스러운 음악과 엉뚱하고 재밌고 훈훈한 얘기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날부르는소리있어